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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미디어센터 영화 414. 이터널선샤인::
미셸 공드리 /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 미국 /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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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14일(화), 2월 15일(수)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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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사랑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더 잘 사랑하고 사랑받는 법에 대해 많이 알고 싶어합니다. ‘사랑꾼’ 이라는 단어는 대개 로맨틱한 표현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별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별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아하고, 따라서 잘 준비되어 있지 않으며, 그렇기에 엉망진창으로 관계가 마무리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 이별의 방법으로 그 사람에 관련된 모든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이별의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과연 내 기억 속에서 말끔히 지운다고 해서 그게 정말로 ‘없던 일’이 되어 버리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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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지운다. 멍한 상태에서 잠에서 깨어난다. 나도 모르게 옛 추억의 장소로 무작정 떠나게 되고 같은 사람에게 또다시 끌림을 느낀다. 그러나 녹음테이프를 통해 생생히 들려오는 나의 목소리. 또 나의 단점에 대해 늘어놓는 그 사람의 목소리. 그 사람이 바로 내가 그토록 증오한 나머지 자진해서 기억을 지우기로 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을 때, 나의 선택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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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 속에 있는 그 사람을 한 번 떠올려봅시다. 그 사람의 얼굴이 먼저 떠오를 거구요, 했던 말들, 자주하는 농담, 좋아하는 책, 즐겨듣는 음악, 특유의 습관... 우리가 그 사람을 떠올릴 때 머릿속을 지나가는 이러한 것들은 표면적인 것에 불과합니다. 영화 속 패트릭이 그랬던 것처럼 얼마든지 흉내 내고 따라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존재 자체이고, 그 사람의 존재가 우리의 마음 속을 메우고 있는 크기입니다. 그것은 결코 다른 사람에 의해서 채워질 수 없습니다. 우리가 늘 사랑을 갈구하는 것은 나라는 존재가 온 우주를 통틀어 적어도 어느 한 사람한테만큼은 절대로 대체될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때문임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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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그 사람이 아니라 나에 대해 떠올려봅시다. 우리는 결코 그 사람을 만나기 이전의 나로 되돌아 갈 수 없습니다. 이 명제는 너무나 확고하여 ‘기억을 지울 수 있는 기술의 상용화’ 라는 영화적 상상력조차 이것을 도저히 깨뜨릴 수가 없습니다. 이유 없이 무섭고, 길을 잃은 기분에 심지어 늙어가는 듯한 혼란에 빠진 클레멘타인이 패트릭에게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며 얼어붙은 강으로 무작정 떠나자고 말합니다. 이 혼란은 어쩌면 이미 조엘을 만난 후 어떤 방향으로든 달라져 버린 나와, 인위적으로 그와 관련된 기억이 지워져버린 나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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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눈부신 기술의 발달로 정말 이러한 기술이 현실화 된다고 하더라도 부디, 제발, 부탁하건대 한때 사랑했던,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미운 그 사람의 기억을 지우는 결심 따위는 하지 않기로 해요. 그 사람이 등장하는 최초의 기억, 함께 했던 수많은 추억, 같이 꿈꿨던 미래, 이런 것들은 모든 시간의 축과 우주 공간을 통틀어 유일한 것들이기 때문에. 오로지 우리 둘의 영역에서만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이 그것을 삭제해 버린다면 그저 공상으로 밖에 남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제발 이 기억만큼은 남겨주세요 라고 목청껏 외치는 나를 상상하는 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일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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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들은 다시 한 번 해보기로 합니다. 비록 서로 미워하고 질려하고 진절머리가 날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다시 한 번 해보기로 합니다. 저는 클레멘타인과 조엘 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백이면 백 ‘Okay'를 되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건 그들이 지난번의 실패와는 달리 이번에는 행복해 질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그것이 헛된 시도일지라도, 끝이 보이는 사랑이라도 이번만큼은 정말 다를 것이라는 생각은 평소에 우리가 믿고 따르는 이성의 영역 밖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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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완벽한 이별의 방법으로 돌아가 봅시다. 사실 우리는 모두 ‘완벽한 이별의 방법’ 따위는 존재 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이별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아하고, 따라서 잘 준비되어 있지 않고, 그렇기에 대개의 관계가 엉망진창으로 끝난다고 해서, 아직 기척도 없는 이별에 대해 미리 준비할 필요는 없잖아요. 그저 곁에 있는 사람에게 말해줍시다. 좋아요, 괜찮아요, 뭐 어때요, OK, OK, OK, 라고. 조엘과 클레멘타인이 모든 것을 알게 된 후에도 홀린 듯 반복하던, 미래에 대한 두려움, 끝에 대한 불안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항할 수 없는 끌림, 이번엔 다를 거라는 희망, 새로이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진 설렘, 이 모든 것을 담은 그 ‘OK’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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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수(연시 9기, 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