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전체메뉴

전체메뉴

닫기


도서관 일정

영화상영 일정 상세

http://library.yonsei.ac.kr/upload/moviesch/image/1511760705007.jpg
12월 정기상영: 원스
상영일 : 2017-12-04, 18:30 ~ 20:00
영화등급 : 연소자관람가 연소자관람가
장르 : 로맨스
감독 : 존 카니
주연배우 : 글렌 핸사드, 마르게타 이글로바
상영시간 : 86분

[12월 멀티미디어센터 정기 상영: 연시FM 사연, 상영되다]

연말을 장식하는 12월, 연시가 특별한 정기상영을 준비했습니다.
매주 한 편씩이 아닌, 12월 첫째 주에만 매일 한 편의 영화를, 아주 특별한 사연과 함께 전해드려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연시로 날아온 사연을 함께 듣고 보지 않으실래요?

12월 4일 월요일
학술정보원 3층 멀티미디어센터 미디어 감상실에서
오후 6시 30분부터
관객의 사연을 받아 진행되는
<연시FM 사연, 상영되다>의 첫번째 영화, <원스>

:: 발제글 ::

글쎄, 사연이라는 것이 꽤 개인적인 것이여서,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저에게 사연이 담긴 영화가 하나 있어서 이렇게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제가 14살, 그러니까 중학교 1학년일 때 처음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맘때쯤, 아버지께서 저에게 선물 하나를 주셨습니다. 평소에 사람이 악기 하나 쯤은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 하시던 아버지는 어느 날 기타 하나를 집으로 가지고 오셨습니다. 평소에 음악에 큰 관심이 없던 저는 아버지께 시큰둥하게 감사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기타 케이스 안에는 교본 하나가 있었고 그 교본에 쓰여 있는 코드를 하나씩 짚어 보았습니다. 하지만 제일 단순하고 기초적인 c코드 하나를 잡는 데에도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손끝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려왔고, 6개 밖에 없는 줄 중에 제대로 소리가 나는 줄은 거의 없었습니다. 코드 하나도 제대로 못 잡아본 채로 포기하려던 찰나, 영화 하나를 보았습니다.

사실 영화를 보았다기 보다, 영화 속 ost 하나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영화는 ‘원스’라는 영화였고, 영화 ‘원스’의 메인 ost인 ‘falling slowly'를 듣는 순간 ’아 이 노래를 꼭 기타로 연주하며 노래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과 지금 내가 좋아하는 그 친구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 친구는 피아노를 칠 줄 알았습니다. 제 상상 속에선 이미 전 남자주인공(글렌 헨사드)이었고, 그 친구는 여자주인공(마케다 잉글로바)였습니다. 그 친구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기타를 치고 노래를 하는 상상을 하며 기타연습에 매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려오는 손가락을 꾹 참아가며 c코드, Am코드, Em코드의 소리를 연습했고 대망의 F코드를 꾹 잡고 6줄 모두 소리가 잘 나는 것을 확인할 무렵 안방에 쪼그려 앉아 그 친구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나와 함께 Falling slowly를 연주하지 않겠냐고.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 친구는 저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저에게 그 제안은 일종의 고백 같은 것이었기 때문에 더 이상 그 친구에게 연락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그 노래는 한동안 제 방에만 머물러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아려왔던 손가락 위에는 굳은살이 생겨났고, 천천히 더 많은 노래들을 연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면서 저의 노래를 몇 개 만들기도 했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를 해보기도,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것들을 경험하며 이전과는 다른 감정 몇 가지를 더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 그 때 아버지께서 기타를 가지고 오시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영화 원스를 보고 Falling slowly를 들으며 그 친구를 생각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내 모습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종종 생각해봅니다. 여전히 내 기타는 방 한구석에서 천천히 산화되었을 것이고, 조금은 무미건조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요. 분명 그 2008년의 한 해는 저의 삶의 방향을 조금 틀어놓았고 여전히 저는 그 길을 따라가며 천천히 나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 아버지에게, 그 친구에게, 그리고 영화 원스에게 참 고맙습니다. 처음으로 상실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었고, 음악을 정말 좋아하게 되었고 유년시절의 좋은 추억 하나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어쩌면 전 아직 그 때에 머물러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 연시에게 <원스>를 보내주신 분의 사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