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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티미디어 세터 영화 472. 원더풀라이프::
고레에다 히로카즈 / 이우라 아라타, 오다 에리카 외 / 일본 / 1998 / 118분
학술정보원 3층 멀티미디어감상실
2018년 5월 8일 (화) 오후 5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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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사람을 본 적 있나요? 죽은 사람 말고. 죽어가는 사람. 이른 새벽 아버지가 편찮으셔 큰 병원 응급실에 갔던 날이 있습니다. 다행히 심각한 병은 없었고 상태도 진정되어 아버지는 다시 잠이 들었지만, 저는 한밤중 혼비백산한 탓으로 잠이 달아나 입구 앞 벤치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지켜봤습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시간인데도 제법 많은 사람이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그나마 몇 명은 제 발로 걸어서, 몇 명은 다급한 표정의 누군가에게 업혀서, 또 몇 명은 생의 마지막을 목전에 두고 들것에 실려 왔지요. 그 중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건 의식을 잃고 산소마스크와 제세동기를 단 채 오신 할아버지 한 명이었습니다. 의학 드라마에서나 듣던 “응급환자입니다! 비켜주세요!”를 외치는 구급대원. 불안한 표정으로 발만 동동 구르는 할머니가 뒤를 따랐고, 이내 흰 가운이 할아버지의 얼굴을 덮었습니다. 아주 잠깐의 일이었습니다. 심폐소생술로 상반신 전체가 붕 떴다가 떨어지며 쿵 소리가 몇 번. 그래도 맥박이 자꾸 떨어지더니 숨을 따라 그래도 조금은 오르고 내리던 가슴팍도 조용해졌습니다. 그러고는, 끝이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그때 생각에 느닷없는 질문을 들이곤 합니다. 아침 설거지 중에 ‘나는 어떻게 죽을까?’ 하는 식입니다. 죽어본 적이 없어 답은 못 하지만, 머리를 굴려보니 그건 ‘어떻게 살까’와 같은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잘 죽는 건 결국 잘 사는 것이고, 그러므로 우리는 매 순간 느낄 수 있는 최대의 행복을 누리며 살아야 한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나간 행복도 기억에 담겨 우리의 삶을 지탱해줍니다. 저 또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그것을 참고 버티고 극복하고 이기게 해주는 고마운 기억이 있습니다. 기억이 가지는 힘은 대관절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잊을 때마다 괜스레 대상 없는 미안함을 느낍니다. 하물며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그렇습니다. 삶이 아직은 내게 다정하리라 믿게 해주는 작은 우연들이 얼마의 시간을 거쳐 그야말로 어렴풋하게만 남아있는 건 무척이나 슬픈 일입니다. 또 그렇다고 해서 모든 기억이 동등한 위치를 갖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종종 몇 개의 행복한 기억이 무수히 많은 다른 기억들보다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합니다. ‘내 생 최고의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쓰인 수많은 글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당신에게도 있습니까? 지금껏 살아오며 이 순간이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 느낀 적이 있나요?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죽음, 기억, 이미 일어난 일을 생각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나와 각자의 이야기를 합니다. 이미 죽은 사람들이지만 그 사실만 제하면 그들이 나누는 대화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케케묵은 기억을 끄집어내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쓸쓸해하기도 행복해하기도 후회하기도 감사해 하기도 합니다. 당신은 어떨까요. 함께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 연시 12기 권봉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