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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상영일 : 2018-12-04, 18:10 ~ 20:00
영화등급 : 연소자관람가 연소자관람가
장르 : 기타 장르
감독 : 실뱅 쇼메
주연배우 : 귀욤 고익스, 앤 르 니
상영시간 : 106분

:: 멀티미디어 센터 영화 501.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Attila Marrel) ::
실뱅 쇼매 / 귀욤 고익스(폴), 앤 르 니(마담 프루스트) / 프랑스 / 2014 / 106분
학술정보원 3층 멀티미디어감상실
2018년 12월 4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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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오랜만에 홍차를 끓였다가 마들렌이 있어서 같이 먹게 되었는데 며칠 후에 갑자기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이 내 삶에 나타났다. 나는 이럴 때를 좋아하는데, 예를 들면 르코르뷔지에를 자꾸만 그림이나 TV 프로그램에서 마주치게 된달지,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다른 영화 같은 걸로 나타나는 경우가 그렇다. 그럴 때면 반가움을 느끼면서 누군가 내 삶을 조각하고 있다는 망상을 하는데, 어쨌든 중요한 건 이게 아니라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이 말 그대로 갑자기 나타났다는 것이다. 올해를 돌아보며 관객은 안 왔지만 보내기엔 아쉬운 영화를 고르며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을 만난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 폴이 홍차에 마들렌을 먹으며 기억 속으로 빠져드는 것처럼 한동안 잊고 살았던, 영화에 대한 기억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 영화를 안지는 꽤 되었지만 극장에서 보지 못해 아쉬워하던 차에 연시에서 이 영화를 상영한다고 했다. 그래서 친구와 함께 연시 정기상영에 가기로 하고, 서촌에서 만나 밥을 먹고 차를 마시다 보니 시간이 빠듯해졌다. 우리는 급하게 파란 버스를 타고 뛰어서 영화를 보러 왔고, 다행히 도착하자마자 영화가 시작했다. 기대한 만큼 영화는 너무나 좋아서 나는 그 이후로 영화를 반복해서 보고, ost를 앨범 통째로 들었다. 그리고 이전과는 다르게 따뜻한 홍차와 마들렌을 같이 먹거나 합정동의 어느 빵집에서 우박설탕이 박힌, 적당히 파사삭하고 약간은 눅눅한 슈게트를 사먹거나 브랜디에 절인 체리 레시피를 찾아보거나 하며 몇 해를 보냈다.

   이렇게 보니 음식이 많이 나와 좋아하는 건가 싶지만 물론 이 영화가 음식영화인 것은 아니고, 마르셀 프루스트의 책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떠오르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내가 기억하는 것과 나를 이루는 것에 관한 영화다. 어릴 때 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실어증을 갖게 된 주인공 폴은 이모들의 댄스교습소에서 무표정으로 피아노를 치며 유일한 낙으로 슈게트를 먹는다. 그러던 중 우연히 수상한 이웃인 마담 프루스트의 집에 가게 되고, 마담 프루스트가 정원의 식물로 무의식을 찾아주는 차를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뒤로 매주 목요일, 폴은 마담 프루스트를 찾아가 어린 시절의 음악과 함께 괴롭고 아름다운 기억과 마주하며 정말 기억해야 할 것과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점차 깨닫게 된다.

   사람이 나갈 때만 짖는 귀머거리 개와 전구 대신 햇빛을 사방으로 쏟아내는 거울들처럼 마담 프루스트의 공간은 친절하진 않지만 특별하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지루할 수도 있지만 도시의 병든 나무 앞에서 연주하는 우쿨렐레같은 특별함이 있다. 이제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도 개봉한 지 4년이 흘렀고, 웬만한 사람들은 이미 봤거나 혹은 더 좋다는 영화들이 그 시간을 채웠다. 그리고 2015년 1월의 정기상영 이후로 올해 7월에 ‘꿈에서 만나요’라는 기획전 하에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을 다시 상영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학술정보원 한편에 들러 연시가 꺼내놓은 영화를 만났지만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내가 사랑하는 영화를 보러오지 않았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슬펐다.

   이렇게 다시 상영해도 몇 명이나 찾아올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이대로 보내기엔 아쉬운 영화이기 때문에 연말결산을 이유로 다시 상영한다. 앞으로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이 영화를 이번 기회를 통해 꼭 만나보길 바란다. 연말인 지금 밖은 황량하고 춥지만 아파트 안에 숨겨진 마담 프루스트의 텃밭처럼 따뜻하고 작은 공간에서 당신에게 필요한 기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연시 8기 이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