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전체메뉴

전체메뉴

닫기


도서관 일정

영화상영 일정 상세

http://library.yonsei.ac.kr/upload/moviesch/image/1543795377889.jpg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상영일 : 2018-12-05, 18:10 ~ 20:00
영화등급 : 연소자관람가 연소자관람가
장르 : 환타지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주연배우 : 치히로/센, 하쿠
상영시간 : 126분

:: 멀티미디어 센터 영화 502.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The Spiriting Away Of Sen And Chihiro) ::
미야자키 하야오 / 히이라기 루미(치히로/센), 이리노 미유(하쿠) / 일본 / 2002 / 126분
학술정보원 3층 멀티미디어감상실
2018년 12월 5일 수요일

*************************************************************

누군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인지 물을 때 언제나 확인하는 사실은 내가 절대로 하나의 영화를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정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단 하나를 정할 수 없는 이유는 떠오르는 영화들 그 자체와 그 영화들에 묶여있는 기억들이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고, 유기적으로 뭉쳐있는 기억의 덩어리에서 분리된 영화는 나에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 나는 어떤 영화보다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안과 주변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영화를 처음 만난 6살 땐 하나로 머리를 묶은 치히로와 매일 아침 스스로 머리를 묶던 내가 닮았다고 생각했고, 다시 볼 때면 언제나 치히로와 하쿠가 서로의 이름을 기억해 서로에게 말해 줄 때 조용히 그 이름을 읊조렸고(하쿠의 풀네임을 말하는 것을 즐긴다), 히사이시 조의 ‘어느 여름날’을 들을때면 저릿했던 모험의 기억을 떠올렸다. 나는 셀 수 없이 이 영화와 함께하며 그 안에서 자라왔고, 영화 속에 작은 오두막을 지어둔 채 자유롭게 돌아다니다 잊어버릴 때 쯤 다시 돌아왔던 것 같다.
⠀⠀⠀⠀⠀⠀⠀⠀⠀⠀⠀⠀⠀⠀⠀⠀
센과 치히로의 세계로 돌아올 때마다 나는 이 세계가 몇 번의 방문 후엔 잊혀지고 녹이 스는 놀이공원같은 곳이 아니라, 고정되지 않은 형태로 살아있는 동시에 나의 세계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심지어는 나의 현실을 바꾸는 실재라는 사실을 조금씩 알아갔다. 그리고 나는 그 세계의 정수에서 사랑과 믿음과 용기라는, 순수하고, 동시에 부끄럽고, 결국엔 단어에 다 담기지 못하는 강력한 힘을 대신 표현해주는 말들의 존재를 다시금 기억해낸다. 망각이 마음의 시야를 뿌옇게 뒤덮을 땐, 서로를 바라보며 각자가 잊어버린 이름을 서로에게 말해주던 치히로와 하쿠의 빛나는 두 눈을, 스스로 믿는 선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찬 두 눈을 떠올린다. 무엇보다 이 세계는 공산품같은 매번 같은 교훈을 입에 물려주는 닫힌 공간이 아니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자유롭게 길을 잃고 조금은 달라진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오게 한, 내가 언제든 나만의 모험을 계속할 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세계였다. 동시에 뒤돌아봐도 돌아갈 수 없는 어린시절의 시간들이 무한히 되살아나는 향수의 세계였다.
⠀⠀⠀⠀⠀⠀⠀⠀⠀⠀⠀⠀⠀⠀⠀⠀
매번 닳지 않는 영화라고 느낀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느끼는 센과 치히로의 세계와 이 영화를 보는 다른 이들이 느끼는 센과 치히로의 세계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몇 년 전부터 매년 집에서 이 영화를 보고 있지만, 올해는 매년 치르는 즐거운 시간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한다면 우리는 동시에 얼마나 많은 모험을 떠나게 되는 것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을 것이란 생각에 이 영화를 옥상영화제 상영작으로 추천했었고, 아쉽게도 무산되었던 꿈이 생각지도 못하게 다시 재개되어 기쁘고 감사하다.
모두들 잊어버린 것들을 되찾는 이 모험에서 맘껏 길을 잃었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
이 세계에 발붙인 동시에 현실의 틈새에 숨은 꿈의 세계로 날아갈 수 있게 해 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님과 지브리 스튜디오에 경의를 표합니다.
⠀⠀⠀⠀⠀⠀⠀⠀⠀⠀⠀⠀⠀⠀⠀⠀
- 연시 10기 최영경